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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홍시 서리맞은 대봉 하나가 감나무에 매달려 있다.서쪽으로 지는 노을에 더 발갛게 상기된 표정으로 그 이유를 모르나보다. 아버지께 "왜 다안따셨어요?"하고 여쭈어보니"까치밥이야"라고 말씀하신다. 아직까지 온전한 상태로 있는 것을 보아하니 딱딱해 맛이 없나보다. 내일 날씨가 풀려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는데버찌를 좋아하던 직바구리, 볍씨를 좋아하는 참새, 별걸다먹는 까치까지 소식을 듣고 아침일찍 식사하러 올지모를 일이다. 강설에 흰색으로 변한 대봉감이 쑥쑥 무르익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중에서
[빈센트 반고흐] 꽃피는 아몬드 나무 양양IC부근 범부막국수집 창문에 걸려있던 반고흐 작품으로 갓태어난 조카를 축복하기위해 그렸다던 이다.추운 겨울날,꽃이 피는 시절인 봄을 그리는 작품으로 시골 식당이 잠시 갤러리로 변해 화사해지는 느낌이다.영화 감상하며반고흐 미술관, 1973년 개관, 네덜란드
[멋스러운 자연] 북한산 설경 폭설로 출퇴근은 힘드나,북한산을 설산으로 만들어겨울이란 두글자를 깊이 새겨놓으며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설경에 취하게하는자연이란 존재.
저도 인사할 수 밖에 밤에 내린 폭설로 나무도, 신호등도 절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네요.저도 인사할 수 밖에.다행히 기온이 영상이라 길가에 쌓인 눈이 녹아 퇴근길은 어제 막혔던 퇴근길에 비해 편히 갈 것같아요. 출근길에 폭설로 인해 나뭇가지들이 부러진 가로수들이 보였는데,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등 시설물 종사자들이 눈피해없이 무난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네요.폭설 / 이재무하느님도 가끔은 어지간히 심심하셔서장난기가 발동하시나 보다.지상에 하얀 도화지 한 장 크게 펼쳐놓으시고서인간들을 붓 삼아여기저기 괴발개발낙서를 갈기시는 걸 보면.그리고는 당신이 보시기에도그 낙서들 너무 심란하고 어지러우면한 사흘 뒤햇살이나 비 지우개로 박박 문질러말끔하게 지우시는 걸 보면.
[마무리] 모든 것은 지나간다 / 법정스님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 뿐 죽지않고 살아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에서 고정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려울만큼 고통스런 일도 지내놓고 보면 그때 그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이 세상일에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이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우리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오늘 우리가 겪..
[함께 걷고 싶은 길] 고성 성인대 숲길 혼산을 하며 다녔던 산들중에 아내와 걷고 싶은 산이 있었는데,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금강산 성인대입니다. 동네산처럼 짧은 등산코스로 초보자도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산이기도합니다. 델피노 카페에서 바라보던 울산바위 군상들을 1시간정도(1.2km)의 수고스럼으로 더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기때문입니다.등산로와 성인대 정상의 암릉에 즐비하게 피었던 구절초는 어제 봤던 낙산사 홍련암 구절초보다 일찍 피고져서 제시간보다 늦게 온 발걸음에 아쉬움을 남게합니다. 한번 오게되면 누구나 감탄하게되는 우뚝솟아 있는 울산바위 풍경입니다. 새벽 일출산행시 오롯이 붉은 햇빛을 조명삼아 기암괴석을 모아놓은 조각품 전시회처럼 바라보며 느꼈던 뭉클한 감정의 아침 울산바위의 위세와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오후에 역광을 받아 양산을 쓴듯 ..
[활기찬] 설악항 보통 설악산에 오면, 다음날 일찍 일출을 보러 숙소에서 가까운 설악항에 와서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봅니다.오늘은 그 루틴을 깨고 7시 40분쯤 느즈막히 아담한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새벽에 조업하러 나갔던 어선들이 만선을 축하하는 듯 갈매기떼를 거닐며 항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카메라를 들고있는 손끝을 시리게할 정도로 아침 기온이 춥습니다.먹고사는 일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어부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설악산 대청봉 능선과 웅장한 울산바위를 보고싶다면 횟집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보면 됩니다. 그리고 항을 둘러싼 방파제로 나가 설악산을 바라보면 훨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흰색으로 분칠하듯 설악산 정상 대청봉은 겨울이 왔음을 보여줍니다. 오늘도 새벽 오색 또는..
[아름다운] 낙산사 모처럼 오랜만에 속초에 가는 중입니다. 양양에서 메밀국수 맛집에서 식사를 한 후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로 가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시간이 지체되어 근처 낙산사로 가게되었죠.  3년만에 온 낙산사에는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데크길도 생겼고, 웅장한 템플스테이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쌀쌀한 날씨로 인해 겨울이 한층 다가왔음을 느낍니다.홍예문을 통과하여 멋진 바다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의상대를 지나, 기도효험이 있는 홍련암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많은 관광객들과 신도들로 인해 붐비더군요.관세음보살님께 어린 자녀와 함께 삼배드리고 있는 가족 불자님들사이에서 저도 예를 올렸습니다.  홍련암에서 왔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장보살님을 모신 지장전과 관세음보살님을 모신 보타전이 나타나는데, 보타전 우측으로 난 길을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