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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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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홍시 서리맞은 대봉 하나가 감나무에 매달려 있다.서쪽으로 지는 노을에 더 발갛게 상기된 표정으로 그 이유를 모르나보다. 아버지께 "왜 다안따셨어요?"하고 여쭈어보니"까치밥이야"라고 말씀하신다. 아직까지 온전한 상태로 있는 것을 보아하니 딱딱해 맛이 없나보다. 내일 날씨가 풀려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는데버찌를 좋아하던 직바구리, 볍씨를 좋아하는 참새, 별걸다먹는 까치까지 소식을 듣고 아침일찍 식사하러 올지모를 일이다. 강설에 흰색으로 변한 대봉감이 쑥쑥 무르익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중에서
[멋스러운 자연] 북한산 설경 폭설로 출퇴근은 힘드나,북한산을 설산으로 만들어겨울이란 두글자를 깊이 새겨놓으며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설경에 취하게하는자연이란 존재.
저도 인사할 수 밖에 밤에 내린 폭설로 나무도, 신호등도 절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네요.저도 인사할 수 밖에.다행히 기온이 영상이라 길가에 쌓인 눈이 녹아 퇴근길은 어제 막혔던 퇴근길에 비해 편히 갈 것같아요. 출근길에 폭설로 인해 나뭇가지들이 부러진 가로수들이 보였는데,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등 시설물 종사자들이 눈피해없이 무난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네요.폭설 / 이재무하느님도 가끔은 어지간히 심심하셔서장난기가 발동하시나 보다.지상에 하얀 도화지 한 장 크게 펼쳐놓으시고서인간들을 붓 삼아여기저기 괴발개발낙서를 갈기시는 걸 보면.그리고는 당신이 보시기에도그 낙서들 너무 심란하고 어지러우면한 사흘 뒤햇살이나 비 지우개로 박박 문질러말끔하게 지우시는 걸 보면.
[함께 걷고 싶은 길] 고성 성인대 숲길 혼산을 하며 다녔던 산들중에 아내와 걷고 싶은 산이 있었는데,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금강산 성인대입니다. 동네산처럼 짧은 등산코스로 초보자도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산이기도합니다. 델피노 카페에서 바라보던 울산바위 군상들을 1시간정도(1.2km)의 수고스럼으로 더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기때문입니다.등산로와 성인대 정상의 암릉에 즐비하게 피었던 구절초는 어제 봤던 낙산사 홍련암 구절초보다 일찍 피고져서 제시간보다 늦게 온 발걸음에 아쉬움을 남게합니다. 한번 오게되면 누구나 감탄하게되는 우뚝솟아 있는 울산바위 풍경입니다. 새벽 일출산행시 오롯이 붉은 햇빛을 조명삼아 기암괴석을 모아놓은 조각품 전시회처럼 바라보며 느꼈던 뭉클한 감정의 아침 울산바위의 위세와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오후에 역광을 받아 양산을 쓴듯 ..
[ 가을 구절초] 기약 기온이 낮아지며북쪽에서 불어오는 한풍이 자전거 앞길을 더디게하지요.기어를 7단에서 3단으로 내렸음에도 맞바람에 힘이 부치네요.날씨좋은 날.구절초들이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함박웃음을 짓어주길 세달남짓.이제는 아쉽게도 이별인사를 해야겠네요. "올해도 이곳저곳 가을 산길에서 만나서 즐거웠어.천변에서 만난 너에게 그들을 대신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잘가렴! 즐거웠어."
[가을 이야기] 김장무우 에피소드 노부모님의 일년농사인 고추농사는 당뇨에 좋다는 고추잎 따기로 마무리되었다. 1관(4kg)에 만원을 받는 가격치고는 고된 오전이였음을 알고있음에 신경이 쓰인다. 계절이 변하는 긴 시간동안 묘판에 파종, 모종, 무더위 땡볕에 빨간 고추 따기, 건조 및 빻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태양초 고추가루가 김장의 속재료로 들어간다. 인근에 사시는 부모님덕분에 올해 유독 맛있는 김장 무우도 채썰어서 속재료에 들어가 절인 배추와 융화되어 맛난 김장김치로 탄생한다. 새롭게 갈치액젓도 넣어 작년보다 풍미가 더 해지는 것같다. 김장무우 농사가 풍년이지만, 여기저기 나누어줘도 아직도 창고에 많이있어서 어떻게 처리하실지 부모님께서 고민하신다. 아내와 상의끝에 소매가격으로 무우 50개를 부모님에게서 사서 아는 지인들에게 몇 개씩 나..
[가을 선유도 공원] (주말) 운치있는 우중 산책 비오는 가을 날.9호선 선유도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걷다보면 맛집과 카페(bright size)들이 즐비하여,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하지요. 식사하고 가을이 듬뿍 담긴 선유도공원을 다녀온 후 카페에 앉아 커피마시면 추억들이 쌓여 애정이 더 깊어질겁니다.  선유교를 따라 한강을 건너 공원에 도착해서 저멀리 북한산 전경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이어진 산책길을 걸으면 봄을 잊은 듯이 일찍 몽울진 목련의 솜망울이 보이고, 격정의 가을빛을 탐한 메타세콰이어들이 멋지게 도열하여 우리를 반겨줍니다. 파파야와 바나나가 걸려있는 온실을 거쳐서 산책길아래로 내려와 수련이 있는 연못(?)에서 잠시 멈춰서면 명화같은 가을풍경을 볼 수 있지요. 이때 적막했던 선유도공원에 새 소리와 빗소리들이 울려퍼지며 "비맞지말고 ..
[구름에 걸린 달님]이 내 마음을 전해주오(月亮代表我的心) 구름가득한 밤하늘에 보름달이 환하게 웃고있지요.결혼한후, 어린나이에 제눈에 안경이라고 사랑하며 산지 26년. 요즘같으면 취미가 뭔지, 좋아하는 음악, 음식등을 고려해서 사귀였을 텐데. 이유없이 좋아하게 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열심히 키우며, 오늘을 기념하기위해 음식점으로 가는 도중에 담은 보름달 사진입니다. '어느 덧'이란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미우나고우나 저와 가족을 소중히 보듬어주는 아내에게 이 글을 통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자주 듣던 등려군이 부른 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아내에게 전합니다.https://youtu.be/9Wp3a2DnkoE?feature=sha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