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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경복궁] 야간 고궁 산책 작년에 시간이 나는대로 5대 고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을 둘러봤습니다. 아들과 함께 북악산에 올라 청와대, 경복궁, 그리고 시청으로 이어지는 쭉 뻗은 광화문광장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쉼터에서 만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통해서 산성축조를 위해 징용된 조선 백성들의 기구한 삶의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최장기 왕인 영조가 머물렀다던 경희궁은 인왕산 바위에 세워져 기존 궁궐들과는 대비되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이 있는 덕수궁은 이전부터 자주 들렀던 곳이라 친근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경복궁의 상징인 근정전 천장엔 황제의 상징인 7개의 발톱을 가진 용이 두마리가 그려져, 주황색 조명과 어우러져 근엄함을 나타냅니다. 그 당시에 중요시됐던 천장에 매달린 용의 발톱 수가..
[느티나무] 지지마라 나를 춤추게 하는푸르름이여 널리 펴져라그리고, 지지마라
[여름 지리산 고리봉] 숨바꼭질(Hide and Seek) 온 천지의 습기를 머금고 꽁꽁 숨어버린 지리산 바래봉..인적 드문 새벽에 기대했던 장엄한 일출은 없지만, 그저 내가 올라왔던 길을 보며 채움과 비움이 무엇인지를  선문답하는 것같다.     물방울로 변해버린 새벽 안개가 나와 바래봉>을 은은히 적셔준다 오르내리게될 정령치로의 산행이 그대와의 숨바꼭질 게임에서 누가 이기게 될지 궁금하다.      초록은 싱그러운 청춘이다.또한 활력을 주는 색깔이기도 하다.     저너머 산객의 실루엣을 삼키며 사라지는 안개속을 잠시후 나도 걷게 될 것이다.   어느 순간에 짠하고 나타난 산토끼가미동조차않은 채숨은 그림찾기라도 하라는 듯 가만히 나를 응시한다. 처음 동물원에 온 어린아이처럼 토끼가 산속 동물이기도 한 '나'를 구경한다.    짧고 경쾌하게 울어대는 새소리.안..
[봄 설악산 울산바위] 웅덩이속 숲 연이은 오름계단을 올라 드디어 만난 설악산 울산바위 뜨거운 햇살을 듬뿍 맞고 내려가는 길에 눈길을 사로잡는 소나무가 있네요.  어제 내린 비로 도화지로 변한 물웅덩이그 위로 그려진 반영은 갤러리 한켠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같군요. 울산바위 전망대에선 드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면물웅덩이에 비쳐진 반영은 응집된 숲속세상을 보여주네요.    이런! 아쉬움이 남은 소나무도 보입니다. 짙푸르고 옅은 오월 예쁜 색들이 숲속 조화를 이루며 서서히 여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노래는 못 마친 가락이 묘합니다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눈물이 없는 눈으로 바로 볼 수가 없을 만큼어여쁠 것입니다님의 떠날 때의 어여쁜 얼굴을나의 눈에 새기겠습니다님의 얼굴은 나를 울리기에는 너무도 야속한 듯하지만 님을 사랑하기 위하여는나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가 없습니다만일 그 어여쁜 얼굴이 영원히 나의 눈을 떠난다면그때의 슬픔은 우는 것보다도 아프겠습니다
봄바람 / 김애자 아지랑이 저만치서 햇살 속에 고물대면그 춤사위 함께 하자멀미하듯 보채는 맘 바람도 스카프 살랑 흔들며어서 떠나라 부추긴다 속 깊이 쟁여놨던내 안의 뜨거움을길 나선 봄바람이 자꾸 흔들며 깨우더니 한 송이, 고목 옆구리에매화꽃이 피었다
묻지 않기로 하였다 / 이영배 창밖으로산이 있다 거기에누가 사는지묻지 않기로 하였다. 사느라 잊었지만, 작년 이맘때에도봄이거기에살고 있었다고
[봄 뒷산] 분홍 노루귀 미세먼지로 탁한 봄날잠시 연기했던 뒷산 노루귀 군락지를 찾았습니다.   겨우내 흙속에서 고이 숨죽이던 노루귀가아지랑이처럼 간질간질 올라간 꽃대에서지긋이 웃고 있습니다.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기도 하고    나름 산비탈 멋진 안식처에서수줍은 채로 물어물어 찾아오고 있을 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망부석처럼애뜻함도 보입니다. 이른 봄내음 풍기는 구름산 노루귀꽃의 향연들을 보실까요                          s      수리산에서 피는 변산바람꽃처럼예봉산의 너도바람꽃처럼,하루를 일년처럼 불사르다가는 그들이 우리에게 매마른 땅에 내리는 봄비처럼 희망을 주듯이힘든 세상살이에 초심을 잃지말고 살라는 를 주는 것같습니다. 매년 맞는 봄이지만, 그들로 인해 잠시나마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