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56) 썸네일형 리스트형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생뚱맞지만,"철학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시인의 감정을 갖고 시를 이해해보라고 권하고 싶다.이런 과정을 통해 한톨의 밀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이 철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음악감상] 고래의 꿈 / 바비킴 (가사) 파란 바다 저 끝 어딘가 사랑을 찾아서 오예 하얀 꼬리 세워 길 떠나는 나는 바다의 큰 고래 오예 이렇게 너를 찾아서 계속 헤매고 있나 오예 저 하얀 파도는 내 마음을 baby 다시 흔들어 너를 사랑하게 해 I'm fall in love again 너를 찾아서 나의 지친 몸짓은 파도 위를 가르네 I'm fall in lo.. 꽃구경 노루귀가 피었던 소식을 듣고 뒷산을 찾았습니다. 올라가며 이곳저곳을 염탐하듯 찾아보았으나 수북히 쌓인 낙엽들뿐 아직까지 볼 수가 없었네요. 대신 진달래 꽃망울이 드문드문 피고 있더군요. 꽃봉우리를 볼때면 어디서 저런 응집된 힘이 나올까하며 감탄합니다.법정스님의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아니라 꽃이 피니까 봄이 온다"라는 말씀에 공감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노란 산수유꽃은 봄의 전령사입니다.눈에 잘 띄지않는 노루귀, 변산바람꽃, 복수초에 비해 요즘 정원수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제 마음에 들어와 환히 밝혀주니, 아쉬움이 덜합니다. 저녁에 들렀던 마트내 화분매장의 후루지아 노란 꽃도 지나가는 손님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봄! 살랑살랑 마중대신 다시 한번 기다려야겠네요.. [봄 제주] 용눈이 오름의 자태 김영갑작가에 의해 널리 알려진 용눈이 오름은 일출과 일몰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제주도의 오름중 하나이다. 저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구릉 너머에서 맞는 아침태양은 나를 충만케하는 에너지를 준다.덤으로 바다로 부터 불어오는 드센바람이 순간순간 존재를 일깨우며 지나간다. 오후, 같은 곳을 오가는 다른 여행객들이 나란히 같은 곳을 향한다. 출입구 길목에서 한라산으로 떨어지는 해를 찍으려는 진사들의 셔터소리에 해가 잠시 몽환적인 포즈를 취하며 사라진다. 여행이란,홀로 자연을 즐기며 느긋이 사색하거나함께온 친구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즐거움에 있다. 봄이 오는 길목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덩그라니 겨울의 흔적들이 담장에 남아 있습니다. 며칠전 스산했던 날씨 뒤에모처럼 반가운 봄 햇살덕분에 하루가 포근했던 어제 하루였습니다.황금빛 노을을 바라보며 작년 봄소식에 들썩거렸던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봄으로 오는 길목에 서서당신을 즐거이 기다릴겁니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법정스님) [추천시] 시 / 최영미 나는 내 시에서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깃한 지폐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깻잎 같은 만원권 한장의 푸르름나는 내 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 가루, 기름칠한 피로새벽 1시의 병원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시반지하의 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하느님, 부처님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똑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 아니라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범벅한 사연들 끌어안고 벼리고 달인 시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늙은 작부 .. [라이딩] 단상 남산을 자전거로 올라간다는 것은 한계를 시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헉헉대며 정상에 올라와 달콤한 물을 축인 후 땀이 달아나기전에 몇 분동안 펼쳐지는 다운힐(downhill)의 쾌감은 나중에 다시 오고싶은 동기를 만들어냅니다. 북악스카이웨이를 자전거로 올라간다는 것은 내 몸의 상태를 .. 추억은 바람결에 왔다간다 추억은 잠시 맘을 흔들어놓고 바람처럼 흘러간다.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