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생뚱맞지만,
"철학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시인의 감정을 갖고 시를 이해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톨의 밀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이 철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사계절을 사는 우리에게는
계절별 경험하는 여러 자연현상(삼라만상,森羅萬象)를 보며 그것을 그리고 그리워한다.
또한, 그 과정속에서 삶에 대한 고뇌를 되집어볼 수 있다.
단순함이 심오한 것이며
복잡하면 난해해진다.
'공감'이란 단어를 쓰고
이 시를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절 / 이재무 (0) | 2018.07.31 |
---|---|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0) | 2018.04.27 |
봄바람 / 김애자 (0) | 2018.04.06 |
묻지 않기로 하였다 / 이영배 (0) | 2018.03.29 |
[추천시] 시 / 최영미 (0) | 201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