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시간이 나는대로 5대 고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을 둘러봤습니다.
아들과 함께 북악산에 올라 청와대, 경복궁, 그리고 시청으로 이어지는 쭉 뻗은 광화문광장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쉼터에서 만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통해서 산성축조를 위해 징용된 조선
백성들의 기구한 삶의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최장기 왕인 영조가 머물렀다던 경희궁은 인왕산 바위에 세워져 기존 궁궐들과는 대비
되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이 있는 덕수궁은 이전부터 자주 들렀던 곳이라 친근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경복궁의 상징인 근정전 천장엔 황제의 상징인 7개의 발톱을 가진 용이 두마리가
그려져, 주황색 조명과 어우러져 근엄함을 나타냅니다. 그 당시에 중요시됐던 천장에
매달린 용의 발톱 수가 지금은 역설적인 에피소드로 남아있어 웃프하기도 합니다.
지나간 시공간인 월대위에 임금은 죽고, 조선은 패망하여 사라져버린 후 개축되어
되살아난 궁궐만 덩그라니 남아 후세들에게 목조건축의 백미를 보여줍니다.
오늘 밤
경복궁을 찾은 이유는 경회루의 정결한 야경을 보고 싶어서 입니다.
이전에 운이 없어서인지 고궁 야간산책의 기회가 주어지질 않아 포기하고 있던 차에
다행히 표를 구할 수 있어서 가족과 함께 왔습니다. 경회루의 누각이 반영된 연못에 나타난 구름이
조각 배로 변해 동적인 시간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사라지고 나타날 야경이
기대됩니다.
깜깜한 하늘에 걸쳐진 초승달아래로
경회루는 빛으로 새롭게 탄생됩니다.
경회루를 배경삼아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도 관광지 어딜가나
보이는 익숙한 광경입니다.
수정전 앞마당에서 열렸던 고궁음악회의 스폿라이트가 하늘을 비추며 초승달과
교감하는 듯합니다. 초여름밤 은은한 빛은 근정전의 단청색과 조화를 이루며 서울의 상징이 됩니다.
돌아서 나가는 발걸음 깊숙이 즐거움을 느낍니다.
특히,
광화문 현판을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은 새로운 역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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