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기를"이라는 시문구를 음미하다보면
가을산 곱게 물든 단풍나무를 바라보면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이 든다.
빙하착, 버릴 때는 아낌없이 버려야 내년 봄엔 더 푸르고 멋지게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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